이곳의 글들은 대개 전대환의 저작물들입니다.
글을 사용하시려고 하는 경우 반드시 저작자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성경전서(聖輕轉書)
성경전서(聖輕轉書)
1999-11-26 (Fri) 전대환 [2004-09-28 00:54]
전대환 내일신문
1905년 평양 근처의 작은 동네에 성경을 팔러 다니는 한 여인이 있었다. 요즈음은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성경을 살 수 있고, 최근에는 CD-ROM 성경까지 발간되어 성경을 접하기가 훨씬 쉬워졌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성경책 한 권을 가지는 일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이 여인에게는 하나의 원칙이 있었는데, 그것은 한 사람에게 한 권 이상의 성경책을 팔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한 사람에게 여러 권씩 판다면 많은 사람에게 성경이 보급될지도 모르는 일인데 왜 굳이 한 권씩만 팔려 하오?” 하고 물으면 그 여인은 “종이가 아닌 성경을 팔기 위해서입니다” 하고 대답하곤 했다. 당시 사람들은 성경을 여러 권씩 사고싶어 했는데 그 이유는 성경이 벽지로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었다. 이 여인은 성경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신성모독 행위를 막기 위해 한 사람에게 한 권씩만 팔았을 뿐만 아니라 ‘성경은 어린이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놓아야 하며 반드시 두 손으로 들고 다녀야 하며 매일 읽어야 한다’고 거듭 주의를 준 뒤에 팔았다고 전해진다.
신실한 기독교인에게 있어서 성경은 한 권의 책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귀중한 것이다. 그러기에 성경은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인 것이다. 그런데 한 편으로 성경은 가장 안 읽혀지는 책이라는 통계도 있다. 성경은 가장 숭고하게 여겨지는 책임과 동시에 가장 박해를 많이 받고 수난을 겪은 책이기도 하다.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성경을 불태우는 일이 있었다.
최근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옷 잘 입는 여인들에 의해 성경은 또 한 번의 수난을 겪어야 했다. “성경에 손을 얹고 맹세할 수 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그렇습니다!”를 당당하게 외치던 그들의 말이 모두 거짓이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더구나 그들은 교회에서 이른바 ‘권사’라는 높은(?) 직책을 가진 이들이 아니던가. 성경전서(聖經全書)가 성경전서(聖輕轉書) 곧 신성을 가볍게 여기며 제 마음대로 이용해먹은 책이 되고 말았다.
백여 년 전의 이름 없는 한 여인은 자기 수입이 늘어나는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경을 한 사람에게 한 권씩만 파는 경건함을 보였는데, 오늘날의 귀부인 권사님들은 전국적으로 생중계 되는 카메라 앞에서 얼굴 빛 하나 변치 않고 성경 앞에서 거짓 맹세를 하였다.
그 중의 한 여인이 수일 전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체면 때문에 거짓말을 했었노라고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성경까지 가지고 노는 그이의 눈물을 믿어줄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궁금하다.
저작권 ⓒ 이야기마을™, 1997~2014. 마을지기: 전대환. 모든 권리는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이 사이트의 이름 *'이야기마을'은 특허청에 등록된 서비스표입니다(제41-0179291호).
온라인 오프라인 출판 분야에서 이 사이트 외에서는 '이야기마을'이란 이름을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사이트저작권]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1999-11-26 (Fri)
전대환 [2004-09-28 00:54]
[강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