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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청소년 정서
인터넷과 청소년 정서
1996-08-19 (Mon) 전대환 [2004-09-27 22:54]
전대환 KBS 제1라디오
이번 여름에 해수욕을 다녀오신 분들이 많이 계시겠습니다만, 바다란 정말 우리에게 '무한'이란 말을 실감케 해 줄뿐만 아니라, '망망대해'라는 표현이 너무도 적절하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해 주는 곳입니다. 전 세계적 컴퓨터 통신망인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하는 것도, 인터넷이 무한한 정보의 자원 창고라는 점에서 매우 적절한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가 인터넷을 이용하여 정보를 검색하는 일은, 이렇게 넓은 바다에서 바늘 하나를 찾는 일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검색>이라는 편리한 방법을 제공합니다. 우리가 찾고자 하는 정보와 관련된 낱말을 검색 도구에 입력하면 그 낱말이 포함된 홈 페이지의 목록을 나열해 줍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현상입니다만, 우리 나라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가장 즐겨 검색하는 단어는 '섹스'라는 낱말입니다. 최근 <한글과컴퓨터사>와 <대구대학교>에서 각각 조사한 결과를 보면 양쪽 모두에서 검색어 1위는 '섹스'라는 낱말입니다. 실제로 '섹스'라는 낱말을 검색해서 웹사이트를 찾아가 보면 요지경같은 음란물 세상이 펼쳐집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층이 신세대 쪽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아들이 컴퓨터를 잘 하더니, 요즈음은 인터넷까지 사용하고 있구나" 하며 대견스럽게만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자녀들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을 일일이 지켜볼 수도 없는 일이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입니다.
청소년들, 특히 남자 아이들이 이성의 나체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입니다. 미국의 <컴팩>이란 회사에서는 최근 근무 중에 인터넷을 통하여 온라인 섹스 잡지를 1,000회 이상 열람한 직원을 20명이나 해고시킨 일까지 있고 보면, 청소년들이 이런 데 관심 가지는 것을 어찌 탓하겠습니까? 모두 어른들의 잘못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방치해 둘 수는 없는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를 놓고 걱정하는 부모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녀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일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성 문제를 대화의 주제로 삼는 것을 금기시 해왔습니다만, 이제는 청소년 자녀들의 성적 관심을 인정하는 가운데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부모들도 어느 정도의 컴퓨터 통신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인터넷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자녀들이 어떤 웹사이트를 검색해 보았는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부모가 이런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상당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무엇보다도 확고한 도덕성을 확립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아버지는 음란물 또는 음란 업소를 즐겨 찾으면서 아들에게만 자제를 강요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우리 함께 도덕적인 사회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 가장 좋은 해결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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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8-19 (Mon)
전대환 [2004-09-27 22:54]
[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