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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최선을 다하면 21세기는 밝습니다
한 사람이 최선을 다하면 21세기는 밝습니다
1996-07-30 (Tue) 전대환 [2004-09-27 22:51]
전대환 KBS 제1라디오
아름다운 미래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하여, 우리가 21세기를 대비하자고 하고 있습니다만, 어떤 모습의 미래 사회를 가꾸어 나가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미래, 즉 21세기는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시대이어야 합니다.
제가 대학에 다닐 때의 일입니다. 요즈음같이 이렇게 무더운 여름이었습니다. 여름 방학 특강을 마치고 강의에 참여했던 학생들과 교수님이 함께 몇 일간 여행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어느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기로 하고 아침 일찍 준비를 해서 배 타는 곳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결국 배를 타지 못했습니다. 우리를 가르치셨던 교수님 때문이었습니다. 이분이 외국인이었었는데, 배 안에 구명조끼가 학생 수만큼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우리는 늘 그렇게 타 왔는데 무얼 그러시느냐고 하며 함께 타기를 권유했지만 그 교수님의 태도는 단호했습니다. 절대로 탈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그 뜨거운 날 호숫가를 그냥 떠나 와야만 했습니다.
그 후 20년 가까이 지내는 동안, 다리가 내려앉고, 비행기가 추락하고, 배가 가라앉고, 도시가스가 폭발하고, 백화점이 무너지고... 하는 등등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그 교수님의 태도가 정말 옳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이런 사고들이 여러 사람 때문에 일어난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 중의 한두 사람이 자기의 일을 소흘히 했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들이었습니다.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에서도 왜 사고가 없겠습니까마는, 적어도 펑상시에 주의를 게을리 해서 일어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는 우리에 비해서 현저히 적습니다. 그 사람들이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많은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철저하게 개인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보다 사고가 적은 것은, 모든 개인이 자기의 일에 충실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잘 알려진 테너 가수 카루소와 관련한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한 번은 그가 자선 음악회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주최측은 카루소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은 자선음악회입니다. 선생님의 명성 때문에 많은 군중이 모일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부담 없이 노래하십시오. 특별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자 카루소는 몸을 일으키며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카루소는 최선 이하로 노래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21세기의 구미>라고 하는 집을 짓는 사람들입니다. 특별히 고장이나 나라를 사랑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기가 할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 자연스럽게 집은 튼튼하게 지어질 것입니다. '어떤 것은 대강 해도 되고 어떤 것은 좀더 신경을 쓰고...' 하는 식으로 하지 맙시다. 고양이가 한 마리의 쥐를 잡을 때에도 최선을 다하듯이, 우리 모두가 매사에 최선을 다할 때 우리 구미의 미래는 건강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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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7-30 (Tue)
전대환 [2004-09-27 22:51]
[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