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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를 담는 그릇
정보를 담는 그릇
1996-05-21 (Tue) 전대환 [2004-09-27 22:30]
전대환 KBS 제1라디오
미래 사회를 우리는 정보화 사회라고 부릅니다. 얼마나 유용한 정보를 가지는가 하는 문제, 또 그 정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가 하는 문제는 미래 사회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간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아무리 많은 정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쓸모 없이 굴러다니는 구슬과도 같습니다. 정보를 관리한다는 것은 정보를 잘 보관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적절하게 꺼내서 사용할 수 있는 준비 자세를 갖춘다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은 정보를 담아 두는 그릇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컴퓨터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그 크기는 집 채 만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점점 작아져서 약 10여 년 전부터는 퍼스널 컴퓨터, 즉 PC라고 말하는 개인용 컴퓨터가 일반화되었습니다. 지금부터 5~6년 전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개인용 컴퓨터는 디스켓을 넣고 부팅을 시켜야 했습니다. 부팅이란 컴퓨터를 켜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컴퓨터 자체 안에 자료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컴퓨터에 넣고 부팅을 하던 디스켓의 용량은 보통 360 킬로바이트, 다시 말해서 360,000 바이트짜리였습니다. 바이트라고 하는 것은 영문 알파벳 한 글자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러니까 디스켓 한 장에 소설 책 한 권 정도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다가 하드 디스크라고 부르는 도구가 생겨서 컴퓨터에 혁신이 일어났습니다. 하드 디스크가 처음 나와서 일반화되었을 때 그 크기는 20메가바이트 정도, '메가'는 백만을 뜻하니까 20메가바이트면 전에 쓰던 디스켓의 60배 정도 되는 용량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개인용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하드 디스크는 겉모양의 크기는 오히려 옛날보다 작아졌지만 그 용량은 1기가바이트를 넘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책으로 계산한다면 약 3천 권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용량입니다. 불과 5년만에 정보를 담는 그릇이 3천 배 정도 켜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요즈음은 CD-ROM이라는 도구가 나와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금 주로 사용하는 CD 즉 컴팩트 디스크 한 장이면 소설책 2천 권 정도를 담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사용하는 백과사전 CD는 백과사전 전질 스물 여덟 권의 내용을 문자뿐만 아니라 음악과 동영상과 비디오의 형태로 몽땅 담고도 공간이 남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반도체라는 도구는, 하드 디스크와는 성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새끼손가락의 손톱 하나 정도의 크기면 축구장 크기만큼의 도면을 담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크기가 문제가 아닌 세상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지성의 그릇, 사랑의 그릇도 최대한 확장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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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5-21 (Tue)
전대환 [2004-09-27 22:30]
[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