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의 글들은 대개 전대환의 저작물들입니다.
글을 사용하시려고 하는 경우 반드시 저작자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21세기를 준비하는 마음가짐
21세기를 준비하는 마음가짐
1996-04-30 (Tue) 전대환 [2004-09-27 22:28]
전대환 KBS 제1라디오
현대 사회는 시간이 곧 돈인 세상입니다. 그래서 시간을 절약하는 일에 많은 투자를 합니다. 경부 고속 전철을 건설한다든지, 기업체에서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시간, 곧 돈을 절약하기 위한 일입니다. 교통 체증으로 빚어지는 시간 지연도 돈으로 계산을 합니다. 최근에는 시간을 절약하라는 뜻으로 코오피 한 잔 마시는 시간, 동료와 잡담하는 시간까지 돈으로 계산하는 회사도 있다고 듣습니다.
개인 생활에 있어서도 시간은 곧 돈입니다. 열차에 등급을 매겨서 요금의 차이를 두는 것도, 객실 안에서의 서비스 문제도 있겠으나 그것보다는 목적지까지의 소요 시간의 차이가 더 큰 이유일 것입니다. 컴퓨터를 구입할 때 부품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데이터의 처리 속도가 얼마나 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CPU가 100Mhz다 120Mhz다 하고 표시하는 것이 처리 속도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이고, CD-ROM의 경우도 속도를 기준으로 일반적으로 4배속, 6배속 등으로 표현합니다. 속도가 빠른 만큼 가격이 비싸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21세기가 되면 전문가들의 노력에 의해서 거의 대부분의 생활과 업무가 자동화되리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시민인 우리도 진지하게 21세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어쩔 수 없는 경쟁 체제 속에서 준비가 늦으면 그만큼 혜택도 늦게 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보다 한 걸음 더 앞서가는 것이 우리가 행복해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앞서 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21세기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이와 같이,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방향 감각이 없이, 남들이 뛰니까 나도 공연히 덩달아 뛰게 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옛 속담처럼, 남이 장에 가니까 별 볼일도 없으면서 거름지게를 지고 장에 따라 가는 식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남보다 앞서 가는 것, 남보다 빠른 도구를 사용하는 것, 남보다 비싼 물건을 구입하는 것, 다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분명한 이유가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과소비요 낭비일 뿐입니다. 통일호 열차를 타도 될 것을 돈을 더 지불하고 새마을호를 탄다면 거기에는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100Mhz 정도의 컴퓨터로도 불편함이 없는데도 몇십 만원을 더 주고 그 이상의 성능을 가진 컴퓨터를 산다면 거기에도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흔히 '같은 값이면...' 하고 말하지만 빠르기에 따라 결코 같은 값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뚜렷한 이유 없이, 단지 '남보다 못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만이라면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21세기로 표현되는 미래 사회! 분명 우리가 준비해야 할 과제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서두르려는 생각보다는, 왜 내가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일을 위해서 비용을 더 지불하는 것이 진정 가치 있는 일인지를 먼저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저작권 ⓒ 이야기마을™, 1997~2014. 마을지기: 전대환. 모든 권리는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이 사이트의 이름 *'이야기마을'은 특허청에 등록된 서비스표입니다(제41-0179291호).
온라인 오프라인 출판 분야에서 이 사이트 외에서는 '이야기마을'이란 이름을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사이트저작권]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1996-04-30 (Tue)
전대환 [2004-09-27 22:28]
[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