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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탓이오!”
“내 탓이오!”
1995-09-07 (Thu) 전대환 [2004-09-28 00:05]
전대환 내일신문
옛날에 어떤 실없는 친구가 스님에게 자기의 소원을 털어놓았다. “온 땅이 쇠가죽으로 덮여 있다면 어디를 가도 발이 아프지 않고, 아무 데서나 잠을 잘 수도 있으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스님이 말했다. “이 미련한 놈아, 네 녀석이 쇠가죽 신발을 신으면 가는 곳마다 쇠가죽 길이요, 네놈이 쇠가죽 옷을 입으면 눕는 곳마다 쇠가죽 자리인데,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구나.”
적절한 색안경만 끼면 자기가 원하는 색(色)과 원하는 밝기로 세상을 볼 수 있다. 난시(亂視)가 있는 사람은 세상이 울퉁불퉁해 보이고, 반대로 정상인 사람이 난시 안경을 써도 역시 그렇게 보인다. 이 태조와 무학대사의 유명한 일화(逸話)에서 보듯이, 부처님의 눈으로 보면 세상이 모두 부처님처럼 보이고 돼지의 눈을 가지면 세상이 돼지같아 보인다. 요컨대, 눈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지는 것이다.
세상을 각박하다고 하지 말고, 각박한 나를 탓하자. 이웃을 몰인정하다고 하기 전에, 몰인정한 나 자신을 발견하자. 어떤 종파의 예배에서는 시간마다 “내 탓이오”를 거듭 말한다.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 2천 년 전 온갖 고통을 자청하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도 세상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았다. 자기 한 사람이 죽음으로써 인류의 모든 죄를 해결했다. 천국도 우리 마음 안에 있고, 지옥도 우리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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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9-07 (Thu)
전대환 [2004-09-28 00:05]
[잡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