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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잡는 아버지
돼지 잡는 아버지
1995-08-02 (Wed) 전대환 [2004-09-28 00:01]
전대환 내일신문
증자의 아내가 외출하려 하는데, 아들놈이 따라가겠다고 떼를 쓴다. 달래다 못한 어머니는 아이에게 획기적인 제안을 했다. “얘야, 어머니가 갔다와서 저 돼지를 잡아먹도록 하자.” 물론 지키자고 한 약속은 아니었다. 그 말에 아들은 울음을 그치고 집에 있기로 했다. 볼일을 마치고, 그래도 아들을 생각해서 먹을 것을 사 들고 대문을 들어서던 어머니는 깜짝 놀랐다. 증자가 시퍼런 칼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연유를 물은즉, 돼지를 잡으려 한다는 것이었다. “아이 달래려고 한 말을 가지고 진짜 돼지를 잡다니요?” 이에 대해 증자는 담담하게 대답하며 하던 일을 계속했다.
“아이는 부모를 보고 배우는 것이오.”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식언’(食言)이라는 표현이 있다. 자기가 한 말을 도로 집어넣어 삼켜버린다는 뜻이다. 자기의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개 돼지 등 동물만이 자기가 토(吐)한 것을 도로 먹는다. 증자의 마음은 말[言]을 도로 먹느니[食] 차라리 돼지를 잡아먹겠다는 것이리라. 즉, 토한 것을 돌 먹는 <돼지>가 아니라 돼지를 잡아먹는 <사람>이 되기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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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8-02 (Wed)
전대환 [2004-09-28 00:01]
[잡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