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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8-09 (Wed)

전대환 [2004-09-28 00:02]

전대환

내일신문

‘영국’(英國) 하면 떠오르는 말이 ‘신사의 나라’이다. 그 사람들이 왜 신사일까? 양복 입고 넥타이를 잘 매고 다녀서일까? 사실 따지고 보면 그 사람들처럼 못난 민족도 없다. 왜냐하면 그 근본이 해적(海賊)이기 때문이다. 사면이 바다로 싸여 있어 해운(海運)이 발달되기도 했지만 그것으로 하여 이른바 바이킹이라고 하는 해적 근성이 생겨났던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어찌하여 신사도의 표본이 되었는가? 혹자(或者)는, 그것은 그 사람들이 ‘한 권의 책의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권의 책이란 말할 것 없이 성서(聖書)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 한민족은 양반 중에서도 상양반이다. 책에 관한 한 그 어느 누가 명함을 내밀 것인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는 익히 아는 터이고, 최근에는 팔만대장경이 세계의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백화점 사고, 다리 끊어진 사고 등등으로 해서 기죽을 필요가 전혀 없다. 미국의 오클라호마 주정부 청사 폭파나 일본의 가스 테러 등 선진국에서도 사고는 얼마든지 있다. 그것도 ‘나쁜 사람’들이 저지른 일이요 우리도 ‘나쁜 사람’들로 생겨난 사고다. 똑같이 사회 속의 나쁜 사람들로 인해 일어난 일인데, 왜 어떤 것은 창피해야 하고 어떤 것은 떳떳할 수 있는가?
자랑스런 한국인이여, 기죽지 말자. 힘을 내자.

전대환(구미안디옥교회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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