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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열매
금단의 열매
1997-01-28 (Tue) 전대환 [2004-09-27 23:18]
전대환 KBS 제1라디오
우리가 지금 21세기를 준비하자고 하고 있습니다. 21세기를 준비하고 대비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일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인류 역사를 바로 이해하고 앞으로 올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예측해 보는 것도 중요한 일일 것이고, 21세기라고 하면 누가 뭐라 해도 정보화 사회이므로 정보화에 대한 이해를 좀더 넓혀 가는 일도 필요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문제입니다. 아무리 좋은 떡이 있어도 그것을 내가 스스로 먹고 배부르지 않다면 말 그대로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21세기는 남이 만들어 주는 시대도 아니고, 남들이 어떻게 사는가를 구경하는 시대가 되어서도 안 됩니다. 여러분 자신이 풍미하는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21세기를 준비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은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21세기가 된다고 해도, 21세기가 아니라 210세기가 된다고 해도 내 자신 스스로가 19세기나 20세기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에게 있어서 시대라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세상은 급속도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파도가 밀려올 때 자신에 넘치는 사람은 그 파도를 타고 넘을 수 있지만, 겁에 질려서 떠는 사람은 파도 속에 휩싸여서 물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중심을 잡는 일입니다. 어떤 시대가 되든, 어떤 상황이 되든, 우리들의 중심만 잘 잡고 있으면 문제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중심을 잡는다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다행히도 지구에는 만유인력(萬有引力)이라는 힘이 존재하고 있어서 우리가 땅에 발을 딛고 바로 설 수 있습니다. 만일 만유인력이 없다면 사람은 물론 이 세상의 어떤 물체도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뒤죽박죽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태초에 신은 사람을 만들어서 어떤 동산에서 살게 하시고, 그 사람에게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주었다고 랬습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 곧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만은 절대로 따먹지 말도록 지시했습니다. 이른바 금단의 열매였습니다. 그것은 사람과 신 사이의 최소한의 끈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땅에 발을 붙여서 중심의 안정을 찾는 것을 저는 이 금단의 열매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아무런 제약이 없이 자유만 있다면 그것은 무질서 그 자체일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이런 저런 보이지 않는 속박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남이 만들어 놓은 속박도 필요하겠지만 자기 스스로 <금단의 열매>를 설정하고 그것을 꿋꿋하게 지켜 나간다면 그 사람은 성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 신이 정해 준 금단의 열매를 범하지 않는 것은 신에 대한 충성의 표시이고, 사회 질서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금단의 열매를 범하지 않는 것은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자신이 정한 금단의 열매를 범하지 않는 것은 여러분을 성공의 주역, 곧 미래의 주역, 21세기의 주역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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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1-28 (Tue)
전대환 [2004-09-2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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