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의 글들은 대개 전대환의 저작물들입니다.
글을 사용하시려고 하는 경우 반드시 저작자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십시일반과 나부터 운동
십시일반과 나부터 운동
1997-06-01 (Sun) 전대환 [2004-09-27 22:00]
전대환 경북도민대토론회자료집(경상북도)
十匙一飯의 情神과 [나부터] 運動
"이웃을 위해서는 110%, 나를 위해서는 90%"
왜 나부터 운동인가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너나없이 행복(幸福)일 것입니다. 그것이 자기만의 행복인가 공동의 행복인가 하는 것이 문제이지,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려는 속성이 있습니다. 인간사의 모든 문제는 자기 혼자만 행복해지려고 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와같은 이기주의(利己主義)에서 벗어나고자 종교(宗敎)에서는 예로부터 박애(博愛), 자비(慈悲), 또는 홍익인간(弘益人間) 등을 가르쳐 왔습니다.
기독교의 경전인 성서에 보면, 옛적에 하느님께서 범죄로 가득찬 소돔 성을 멸망시키기 직전에 "이 도성에 의인(義人) 10명만 있어도 용서하겠다"고 하셨지만 의인 열 명이 없어서 불바다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의 경우 종교인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반수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 모두가 종교인다운 자세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나라는 세상의 그 어떤 나라보다 더 살기 좋은 나라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가 '총체적인 위기'라고 할 정도로 국민 정신이 위축되어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십시일반의 전통정신
우리가 종교적인 성현(聖賢)이라고 부르는 분들은 모두 당신들의 삶을 100% 남을 위하여 투자하셨던 분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기독교 신자가 모두 예수님같이 되고, 불자들이 모두 부처님같이만 된다면 반수가 종교인인 우리나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회생을 위하여 종교인들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겠습니까?
예수님이나 부처님처럼 100% 이타적(利他的)일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들의 삶의 역량(力量) 전체에서 10% 정도만 남을 위하여, 곧 이웃을 위하여 투자한다면 틀림없이 밝은 세상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이는 중생들을 향한 종교의 가르침에도 부합하는 일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십일조'라 하여 각자의 수입의 10분의 1을 하느님께 바칠 것을 요구합니다. 지금은 십일조 헌금이 대부분의 교회에서 경상 재정에 포함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구약시대에 제정된 십일조 제도의 근본 취지는 "고아와 떠돌이와 과부와 레위인(종교 종사자)들을 위하여" 사용자는 것이었습니다.
불가(佛家)에서도 십시일반(十匙一飯)이라 하여 스님들이 공양 드실 적에 밥 한 숟가락씩 덜어내는 관습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비량 하시던 스님들은 스스로 일해서 얻은 곡식 중 끼니 때마다 한 숟가락씩 떠서 모아 놓았다가 제자들을 위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성미(誠米)라 하여 주부들이 밥 지을 때마다 쌀 한 숟가락씩을 떠내어 이웃을 위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들입니까?
남을 위해서는 110%, 나를 위해서는 90%를 나부터!
적어도 종교적인 면에 있어서 <나부터 운동>은 결코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기독교의 십일조 정신, 불교의 십일보시(十一普施)의 정신을 내 자신부터 실천하면 거기서부터 <나부터 운동>의 성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꼭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옛 어른들은 포식(飽食)하지 말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배를 가득 채우기보다는 약간 덜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말씀입니다. 동물들은 제가 먹을 만큼만 먹으면 더 이상 먹이에 관심이 없는데, 유독 사람만은 실컫 먹고, 그것도 모자라서, 소화제까지 먹어가면서 더 먹으려고 합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생활의 모든 면에서 10% 절제하는 습관을 들입시다. 사람이란 참 묘한 동물입니다. 기준을 어떻게 세우는기에 따라 행복해지기도 하고 불편해지기도 합니다. 한 시간 예상했던 일이 50분에 이루어진다든지, 100만원 예상했던 수입이 110만원이 되면 기분이 좋습니다. 반대로, 무슨 일이든지 기준을 높이 잡았다가 실제로는 기준보다 낮게 이루어지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제 <나부터 운동>의 일환으로 기준을 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를 위해서는 10%를 줄이고, 이웃과 관련한 일에서는 10%를 더하여 기준을 설정하여 살도록 합시다. 종교에서는 가져도 가져도 끝이 없는 것이 인간의 욕심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므로 우리 각자가 생활의 모든 면에서 현재의 90%로 나의 기준을 삼고, 10%는 남을 위한 것으로 여기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얻는 수입의 10분의 1, 내가 쓰는 시간의 10분의 1, 내가 들이는 노력의 10분의 1은 순수하게 이웃을 위하여 사용합시다.
우리는 500만원짜리 자동차를 사려고 생각하다가도 550만원짜리가 더 좋아 보이면 무리를 해서라도 그것을 삽니다만, 500만원짜리를 예상했으면 이제는 450만원짜리를 구입하고, 5천원짜리 점심을 먹는 것으로 기준을 세웠었다면 지금부터는 4천5백원짜리 점심을 먹도록 합시다. 한 시간 걸리는 일은 1시간 10분으로 예상하고, 10분은 남을 위해 양보하는 시간으로 씁시다. 일곱 시간 잠자는 것이 나의 습관이라면 6시간 30분으로 기준을 줄이고 30분은 가족과 이웃을 위한 시간으로 할애합시다.
배를 채우는 것보다 약간 모자라는 상태가 건강에 좋은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욕망도 가득 채우려고만 하지 말고 10% 정도 모자란 상태에서 만족한다면 우리의 정신 건강에도 좋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새로운 활력을 찾게 될 것입니다.
저작권 ⓒ 이야기마을™, 1997~2014. 마을지기: 전대환. 모든 권리는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이 사이트의 이름 *'이야기마을'은 특허청에 등록된 서비스표입니다(제41-0179291호).
온라인 오프라인 출판 분야에서 이 사이트 외에서는 '이야기마을'이란 이름을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사이트저작권]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1997-06-01 (Sun)
전대환 [2004-09-27 22:00]
[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