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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보물 세 가지
내 삶의 보물 세 가지
2012-03-26 (Mon) 마을지기 [2012-03-26 17:38]
전대환 미즈내일
내 삶의 보물 세 가지
전대환 (구미 YMCA 이사장 | 한울교회 목사)
내가 늘 감사히 여기는 것이 세 가지다. 첫째는 삶이 가볍다는 것, 둘째는 땀 흘릴 기회가 있다는 것, 그리고 셋째는 주위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첫째, 가벼운 삶 이야기. 예수는 이런 말을 했다.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지나가는 것이 더 쉽다.” 부자는 하나님 나라에 못 들어간다는 선언이다. 요즘 세상에 돈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지만, 그렇다고 돈이 다는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경구다. 돈은 어디까지나 우리 삶의 수단이지 목적은 아닌데, 돈이 목적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대기업의 간부나, 유명한 대학 교수나, 돈 잘 버는 의사나, 사업에 성공한 사람들을 종종 만나지만, 그들 가운데 그 누구도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내가 부자가 된다면? 세상이 참 무료해질 것 같아 끔찍하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부자인 그 자체가 이미 지옥일 수 있다. 흔히 ‘열 여자 마다 할 남자 없다’지만, 정말 여자가 열 명이 생기면 어떨까? 벌을 받아서 지옥에 가는 게 아니라, 여자가 여럿 있다는 그 자체가 이미 지옥인지 모른다. 가벼워야 천국이다.
둘째, 땀 이야기. 예전에 안병욱 선생은, 몸의 병도 마음의 병도 사람이 땀을 흘리지 않는 데서 온다고 했다. 옛날에는 땀을 흘리지 않으면 먹고 살 수가 없었는데, 요즘은 종일 일하면서도 땀 흘릴 일이 거의 없는 직종도 많다. 그리고 조금만 더우면 에어컨을 가동해서 땀 흘릴 기회를 막아버린다. 흘리지 않아도 될 거라면, 우리 몸에 땀샘이나 눈물샘이 왜 있겠는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적절한 때 땀도 흘리고 눈물도 흘린다. 몇 날 며칠 땀을 흘리지 않으면 몸 상태에 좋지 않은 신호가 온다. 그때는 무작정 산으로 달려가서 산길을 최소한 30분이라도 걸어서 땀을 내면 그제야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도 잘 돌아간다. 집 가까이에 그런 좋은 산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셋째, 사랑하는 사람 이야기. 어떤 현자의 글이다. “한 남자가 있다. 자식도 형제도 없이 혼자 산다. 그러나 그는 쉬지도 않고 일만 하며 산다. […] 그는 가끔, ‘어찌하여 나는 즐기지도 못하고 사는가? 도대체 내가 누구 때문에 이 수고를 하는가?’ 하고 말하니, 그의 수고도 헛되고, 부질없는 일이다.” 누구 때문에 이 수고를 하는가? 여기에 답할 수 있다면 그는 행복하다.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나의 힘씀을 통해서 누군가가 기뻐한다면 피곤함도 빨리 풀린다. 들은 이야기인데, 영국의 한 신문사에서 현상공모를 냈단다. 영국의 끝에서 런던까지 가장 빨리 가는 법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였다. 많은 답이 나왔지만, 뽑힌 담은 이것이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 것! “수백만의 독자가 무슨 소용이 있으랴. 단 한 사람의 독자라도 내 짧은 글에서 용기와 힘과 생명의 기쁨을 얻는다면 그 한 사람의 독자야말로 수백만의 독자 그 이상이 아닐 것인가.” 작가 최인호의 말이다. 나를 사랑해주는 한 사람만 있으면, 그 사람을 위해서 목숨을 내어놓을 수도 있다.
총선을 앞두고 각 당에서 후보공천 때문에 시끄럽다. 경선에 승복하고 깨끗이 물러나는 후보들이 있는가 하면 꼼수와 무리수를 써가면서까지 배지에 집착하는 이들도 있다. 오뉴월 볕도 쬐다 말면 서운타는데, 그 막강한 권력의 국회의원 자리를 누군들 쉽게 놓을 수 있을까. 삶이 가벼운가, 그렇지 않은가의 문제 때문일 것이다. 삶이 가벼우면 언제든지 땀 흘리러 갈 수도 있다. 땀을 흘려 몸과 마음에 병이 없어지면 사랑하는 사람이 더 크게, 더 가깝게 보인다.
(※2012.3.26 미즈내일에 실린 글입니다.
이것이 20번째로서, 미즈내일에 싣는 마지막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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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6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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