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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 “저희 나라”인가?
누구에게 “저희 나라”인가?
1995-11-01 (Wed) 전대환 [2004-09-28 00:11]
전대환 내일신문
텔레비전의 연속 사극(史劇)을 보면 임금들이 자신을 일컬어 <과인(寡人)>이라 표현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더불어, <전하(殿下)>나 <비빈(妃嬪)>이라는 말도 흔히 듣는다. 과거 중국의 진(秦)나라의 왕이 자기는 황제(皇帝)라 하게 하고 주변 속국들의 임금들은 왕(王)이라 하도록 했다. 따라서 황제를 부를 때는 폐하(陛下), 왕을 부를 때는 전하(殿下), 황제의 부인은 황후(皇后), 왕의 부인은 왕비(王妃), 황제가 자기를 일컬을 때는 짐(朕), 왕이 자기를 일컬을 때는 과인(寡人)이라 했다. 그래서 우리가 잘 아는 명성황후를 한 때 <민비>라고 잘못 부르기도 했었다. 일본 사람들이 조선(朝鮮)왕조를 우습게 보기 위해 조작한 놀음에 놀아났던 것이다. 심지어는 이씨(李氏)들의 조그마한 나라라는 뜻으로 조선을 이조(李朝)라고 낮추어 부르기까지 했다.
아직까지도 일본인들이 만든 말을 아무런 부끄럼 없이 쓰고 있으니, 국가적인 자존심은 어디다가 팔아먹었는지 모를 일이다. 더 꼴불견인 것은,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조차 “저희 나라”라는 말을 서슴없이 쓰고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누구 들으라고 “저희 나라”인지 모르겠다. 어느 나라 앞에서 우리를 그렇게 낮추어 불러야 하는가? 그것도 존댓말도 제대로 모르는 미개한 나라를 두고 말이다. 우리처럼 존댓말이 발전된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우리가 우리 나라를 “저희 나라”로 표현할 만한 상대(相對)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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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11-01 (Wed)
전대환 [2004-09-2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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