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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사람
슬픈 사람
1995-10-18 (Wed) 전대환 [2004-09-28 00:09]
전대환 내일신문
성경에 보면 반란을 음모한 역적으로 몰려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위해 자기 신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무덤을 제공한 사람이 있다. 아리마대 요셉이란 사람이다. 다음은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리마대 요셉이 밤중에 횃불을 들고 예수의 무덤으로 갔다. 그런데 그 앞에서 어떤 사람이 옷을 벗은 채 머리에는 재를 뒤집어 쓰고 슬프게 울고 있었다. 그래서 요셉은 그에게 말했다. “당신이 우는 것도 당연하지요. 그분은 의로운 분이셨으니까요.” 그랬더니 그 남자가 말했다. “나는 예수를 위해 우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우는 것이랍니다. 나도 물로 포도주를 만들었고 문둥병자를 고쳤고 소경의 눈을 뜨게 했습니다. 나도 물 위를 걷기도 했고 무덤 근처에서 배회하는 귀신들을 쫓아버리기도 했습니다. 나도 사막에서 배고파하는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었고 죽은 사람을 살리기도 했습니다. 나에게는 언제나 사람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었고 멀쩡하던 무화과 나무를 말려버리기도 했습니다. 무덤 속의 이 양반이 했던 일은 나도 모두 다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아직까지도 나를 십자가에 못박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무시당하는 것보다 더 속상하는 일이 어디 있을까? 누군가가 나를 못살게 괴롭힌다면 거기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자. 그가 나를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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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10-18 (Wed)
전대환 [2004-09-28 00:09]
[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