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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시대의 교회교육
정보화시대의 교회교육
2001-04-01 (Sun) 전대환 [2004-09-27 18:26]
전대환 한국기독교장로회 회보(2001년 4월호)
전대환 목사 <경북노회, 구미안디옥교회>
시대의 변천
학자들이 인류의 역사를 논할 때, 산업(産業)과 관련해서는 흔히 1차 산업, 2차 산업, 3차 산업으로 분류합니다. 잘 아시듯이, 1차 산업 시대란 농경(農耕)을 중심으로 하여 천연자원을 이용하던 시절이고, 2차 산업 시대란 공업을 중심으로 자원을 가공하던 시절이고, 3차 산업 시대란 서비스 산업 시대입니다.
교육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온다고 이야기합니다. 1차 산업 시대에는 교육도 농사를 짓듯이 이루어졌습니다. 과거 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서당을 다니며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계층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아이들은 농작물이 자라듯이 교육을 받았습니다. 농부를 교육자라 하고 농작물을 피교육자라 할 때, 피교육자들은 농부보다는 자연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논밭의 작물이 씨를 뿌리고 조금만 가꾸어주면 그냥 자라듯이 아이들도 그렇게 자랐습니다.
그러다가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산업의 중심이 농장에서 공장으로 옮겨지면서부터는 인위적인 영향이 더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대의 지상목표는 ‘불량품 없는 완벽한 제품 생산’이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 시기의 교육도 1등을 향한 ‘완벽한 학생 만들기’가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학원이다 과외교습이다 보충수업이다 하는 것들이 생겨나게 되지요. 이 시기의 학생들은 오로지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지상과제입니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이른바 선진국에서부터 교육의 가치관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1등 만들기’에서 ‘개성 살리기’로 바뀐 것입니다. 이는 곧 3차 산업의 영향이라 하겠습니다. 이제는 상품의 질도 중요하지만 ‘브랜드’가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기술과 교통의 발달로 제품이야 어느 정도 수준만 유지하면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브랜드의 이미지가 중요한 것이지요. 그래서 요즈음의 교육은 점수를 내서 한 줄로 세우기보다는 각자의 개성을 얼마나 잘 계발시키느냐, 즉 자기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하면 남에게 잘 각인시키도록 하느냐 하는 데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아직까지 2차 산업형에 가깝다고 볼 수 있지만, 멀지 않아 3차 산업형으로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3차 산업 시대일 뿐만 아니라 ‘정보화 시대’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이미지의 중요성에 더해서 속도(speed)가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견디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속도’ 이야기만 하면 ‘정신이 없다’는 것부터 연상하는 분들이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옛날에 지방에서 서울까지 가려면 걸어서 수십 일이 걸렸지만 이제는 서울서 아무리 멀어도 서너 시간이면 갈 수 있습니다. 걸어갈 때는 항상 앞을 살피면서 가야 했지만 현대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면 잠을 자고 있어도 서울까지 잘 데려다 줍니다. 오히려 더 여유가 생겼다고도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정보화 시대는 스피드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또한 다핵(多核)시대이기도 합니다. 이전에는 모든 분야의 중심이 한 곳으로 집중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든지 어떤 분야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쉬운 예를 들자면, 과거에는 몇 개의 방송사가 우리나라 방송을 독점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수십 개의 케이블 방송이 생겨났고, 수백 수천 개의 인터넷 방송이 활동하고 있거나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방송국의 주인이 될 수 있고, 누구든지 단체나 자유스러운 모임을 만들어 정치 세력화할 수 있고, 누구든지 기업을 만들어 오너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인터넷이란 도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와 같이 스피드의 시대, 다핵화의 시대에 살면서 교회교육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면 주님께서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하신 과업을 효율적으로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이 시대의 교회교육에 어울릴 만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웹 활용하기
기성 세대는 종이 문화에 익숙해져 있지만 새로 커 올라오는 세대는 디지털 문화에 더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러기에 종이 교재를 폐기하지는 않더라도 디지털 교재를 적극 활용하지 않으면 청소년의 관심을 유발시키기 어렵습니다. 디지털 교재 중 가장 활용하기 편리한 것이 웹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지난 해 여름, 우리 교회에서는 실제로 여름성경학교 교재를 웹으로 만들어서 활용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소녀 소년부 어린이들을 모두 PC방으로 데리고 가서 온라인 교재를 사용하여 공과공부를 했는데 어린이들의 호응은 의외로 높았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행한 성경 속의 인물들이 누가 있는지, 그리고 말씀 속의 인물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등등을 웹에서 업로드 하게 했습니다. 메일 주소가 있는 어린이에게는 당연히 그 결과가 자동으로 통보되도록 조치했습니다. 그 이후로 우리 교회 어린이들은 성경에 대한 태도가 더 진지해졌을 뿐만 아니라, 이런 최첨단의 교육 방법을 실시하는 우리 교회에 대해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더 나아가 성경 외에 실제 오늘날의 세상에서 이웃을 위해 사는 하나님의 가족들의 모습을 조사해 보라는 과제를 받고는 모두들 정보검색을 열심히 해서 결과물을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다음은 어린이들이 검색 결과를 교회 게시판에 올려놓은 모습입니다.
우리 교회 선생님들은 교재를 웹페이지로 제작한다고 몇 일 밤을 새우며 고생을 했지만 그 고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고,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어서 다들 매우 기뻐했습니다. 그 때 저희들이 생각한 것은 ‘이 일을 좀더 효과적으로 할 수 없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총회에서 여름성경학교 교재를 만들 때 종이로 된 책으로만이 아니라 디지털 교재로도 만들어서 총회 웹에 띄워놓을 수 있다면 전국 교회에서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겠습니까? 여건이 허락한다면 여름성경학교 교재에서 더 나아가 일년분 공과공부 교재도 이와 같이 온라인 교재로 제작한다면 지역 교회들에서 매우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다가 각 교회의 교사들이 이메일이나 게시판이나 대화방을 동시에 활용한다면 그 효과는 더 커질 것입니다.
디지털 기기의 활용
큰 교회들에서는 건물을 지을 때 처음부터 대형 스크린을 전면에 설치하여 활용하는 교회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교회들은 OHP 정도를 사용하고 있을 것입니다. OHP도 쓸만하기는 하지만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일일이 교재를 필름으로 만들어야 하는 까닭에 원하는 자료를 즉석에서 보여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요즈음은 PC 프로젝터(Projector)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만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보통 1,000만원 이상을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에서는 구형 프로젝터를 하나 구했습니다. 컴퓨터와는 연결할 수 없고 AV 기기만 연결할 수 있는 것인데, 구형이어서 구하는 데 비용이 들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거기에다가 노트북 컴퓨터를 연결만 하면 1,000만 원짜리 프로젝터에 못지 않게 사용할 수 있기에, 그 방법을 찾아보았더니 마침 방법이 있었습니다. 노트북이나 PC의 화면 데이터를 AV 형식으로 바꾸어 주는 장치인데, 크게 비싸지 않은 가격에(20만원 안쪽)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기기를 사용하여 이제는 어떤 내용이든 자유롭게 화면으로 비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커다란 스크린에 비출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교회에 설치된 TV로도 PC나 노트북의 내용을 바로 출력할 수 있게 되어서 교육용으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사용하면 굳이 프로젝터가 없어도 TV를 이용할 수 있고, 외장형이므로 컴퓨터를 뜯어서 카드를 꽂지 않아도 되니까 노트북 컴퓨터에 연결하기도 매우 용이합니다.
인터넷을 매개로 한 청소년 특별활동
우리 교회 이야기만 자꾸 해서 송구스럽습니다만, 아직 다른 교회에서 시도된 일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우리 교회에서는 청소년 인터넷 방송 팀을 구성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인 제 아들과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을 중심으로 해서 팀을 꾸렸는데, 이 녀석들이 학교 방송부에서 카메라맨과 컴퓨터 조작을 각기 담당하고 있던 터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아들 녀석 초등학교 때 학예발표회하는 비디오 테이프를 보다가 금방 눈에 띄는, 이른바 ‘튀는’ 여학생이 하나 있어서 그 학생을 MC로 발탁했습니다. 거기에다가 악기 잘 다루는 학생, 춤에 재능 있는 학생, 기자 지망생의 리포터 한 명, 작가 한 명, 이렇게 7-8명으로 팀을 구성해놓고 보니 아주 그럴 듯 하더군요. 지금은 준비 모임 중입니다만, 곧 가동이 되면 자체 인터넷 방송국을 구축하고, 방송용 컨텐츠도 만들고, 이 친구들을 기자로 활용해서 우리 지역의 청소년 전문 인터넷 신문도 제작할 예정입니다. 이들이 초등학생이거나 중학교 1학년생이라 아직까지는 시간적 여유도 있고, 아이디어도 풍부하고 해서 잘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인터넷 방송을 한다는 것이 그렇게 어렵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 아닙니다. 인적 구성만 되면 큰 문제는 없는데, 인적 구성도 대단한 학생들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관심이 있고 열의가 있는 학생들 몇 명이면 충분합니다. 여기에다가 우리가 사용하는 장비라면 얻어온 중고 아날로그 비디오카메라 1대, 무료로 배포하는 인코딩 소프트웨어 하나, 번들용으로 제공되는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 하나가 전부입니다. 돈 든 것은 하나도 없는 셈이지요.
각 교회에서 이와 같은 청소년 특별활동을 한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해서 선교용이나 일반적으로 유용한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제작해서 교회 홈페이지에 올리기 시작하고, 점차 인력과 장비를 확충하면 훌륭한 인터넷 방송국이 되는 것입니다.
다음에는 담임목사의 홈페이지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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