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사태는 우리 모두에게 시련을 가져다주었다. 건강한 사람들도 생존을 위한 힘겨운 투쟁을 해야 했을진대 장애를 가진 이들이야 더 말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안병준(28, 지체 2급 척수장애)씨도, 장애인 고용촉진공단을 통하여 어렵게 얻은 일자리를 IMF 때문에 잃은 사람이다. 스스로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자리가 장애인이라고 해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닌 우리의 현실이고 보면, 노모까지 모셔야 하는 그의 입장은 난감함 그 자체였다.
어쩔 수 없이 그가 찾아간 곳은 면사무소였다. 정부 지원금을 받아서라도 생계를 꾸려보자는 그의 생각에서였다. 거기서 그는 삶을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되었다. 애초에 목적했던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면사무소의 담당 직원은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오라’고 하며 어렵게 찾아간 그를 돌려보냈다.
처음에는 야속하게도 생각되었지만, 참 뜻을 알게 된 그는 이제 그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당시 담당 직원의 이야기의 요지는 이런 것이었다. ‘당신은 아직 젊지 않으냐? 정부의 지원금이야 요건만 맞으면 지급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이런 도움을 받게 되면 당신의 인생은 끝장이 될 가능성이 많다. 보조금만 의지하고 일자리도 찾지 않고 무의미하게 세월만 보내고 있는 이들을 많이 보았다. 그러니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정 안 되겠으면 찾아 오라...’
불편한 몸을 이끌고 동분서주한 끝에 겨우 일자리를 찾았으나 정상적인 근무를 하기에는 그의 몸이 따라 주지 않았다. 근육 경색으로 24시간 통증을 겪어야 하는 그는 약을 입에 달고 다니다시피 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팔 힘도 없는 상태에서 장시간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이 만만치가 않았다. 이렇게 해서 직장도 그만 두었고, 다시 시작한 일이 의류 관련 사업이다.
처음에는 온라인이 아닌 상태에서 점포도 없이 시작했지만 최근 인터넷에 사이버 점포가 마련됐다. 그가 취급하는 제품은 티셔츠로서 단체로 주문할 경우 컬러 인쇄를 해서 보내주기도 한다. 그의 사이트에 들어가면 다양한 티셔츠들을 볼 수 있고, 각각의 가격이 얼마인지, 그리고 인쇄를 할 경우 주문량에 따른 인쇄비가 얼마나 되는지 상세하게 안내되어 있다. 대학의 동아리, 회사, 단체, 친목 모임, 교회 등에서 단체 티셔츠를 이용하려 할 경우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저에게는 수년 동안의 노하우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자리가 잡힌 동종 업체에서는 절대로 따라오지 못할 남다른 정성이 있습니다.” 사업 근황을 묻는 필자의 말에 이렇게 대답하는 필자는 그에게서 그야말로 남다른 성실성과 삶에 대한 진지함을 느낄 수 있었다. http://aland.mywork.co.kr (011-865-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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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6-12 (Mon)
전대환 [2004-09-2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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