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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겁내지 맙시다
21세기를 겁내지 맙시다
1996-04-23 (Tue) 전대환 [2004-09-27 22:24]
전대환 KBS 제1라디오
1996년 4월입니다. 느닷없이 날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만, 저는 오늘부터 21세기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21세기, 앞으로 97년, 98년, 99년, 이렇게 3년이 지나면 21세기가 됩니다.
21세기라는 말이 나오면, 한 편으로는 무언가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어딘지 조급해지는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세상이 너무나 급박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컴맹'이라는 말을 아시지요? 컴퓨터를 모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요즈음은 '컴시인'이라는 말을 쓰더군요. 컴퓨터에 관한 한 원시인이란 뜻인 것 같습니다. 또 최근에는 이른바 '넷맹'이라는 말까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의외로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혼자서만 시대에 뒤떨어져서 사는 것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여러분, 21세기가 오는 것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지 맙시다. 겁내지 맙시다. 21세기는 별난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들이 만들어 나가는 세상입니다. 컴퓨터를 잘 모른다고 낙망하지 마십시오. 앞으로는 컴퓨터의 컴자도 몰라도 염려 없는 시대가 옵니다. 컴퓨터가 인공지능화 할 시대도 멀지 않았습니다. 몇 년 전에 TV에서 '키트'라는 자동차를 보신 적이 있지요? 말만 하면 다 알아듣고 제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자동차 말입니다. 그런 자동차, 그런 컴퓨터가 우리 코 앞에 와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말로 명령만 내릴 줄 알면 됩니다.
음악을 좋아한다고 해서 모두다 연주자가 될 필요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연주를 하는 사람은 연주를 하고, 제작은 기술자들이 하고, 우리는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테이프나 CD를 넣고 스위치만 켜면 아름다운 음악이 나오지 않습니까?
컴퓨터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자들은 열심히 연구해서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고, 기술자들은 열심히 기계를 만들고, 프로그래머는 열심히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우리는 열심히, 그리고 유용하게 사용만 하면 됩니다.
지금도, 2~3년 전과 비교하면 컴퓨터 환경이 엄청나게 달라졌습니다. 일반 사용자들은 어려운 도스 명령어를 전혀 몰라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림을 보면서 원하는 항목을 고르기만 하면 컴퓨터가 알아서 잘 움직여 줍니다.
여러분, 컴맹, 컴시인, 넷맹이라도 염려하지 마십시오. 희망의 21세기가 눈 앞에 와 있습니다. 21세기가 되면 세상이 어떻게 변하게 되고, 우리는 어떻게 적응해 나가야 할지, 앞으로 이 시간에 함께 여행을 떠나보지 않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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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4-23 (Tue)
전대환 [2004-09-27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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