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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스트레스

라면 스트레스

1996-02-07 (Wed)

전대환 [2004-09-28 00:22]

전대환

내일신문

요즈음은 조금 덜한 편이기는 하지만, 밤중에 아내에게 라면을 끓여 달라고 청하는 남편들이 아직은 꽤 있는 것 같다. 그럴 때면 으레 아내들로부터 잔소리(?) 한 마디씩을 들어가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밤중에 라면을 먹으면 속이 안 좋다는데...” “살찌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등등이다. 남편의 건강을 걱정해 주는 살뜰한 배려에 수긍이 가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 말 듣고 라면 먹기를 단념하는 경우도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어느 저명한 가정의학과 교수의 말에 의하면 자기도 젊을 때는 환자들에게 음식을 금하라고 한 경우가 많았단다. 예를 들면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는 오징어나 낙지를 잡숫지 마세요” “돼지고기는 기름기가 많으니 피하십시오” 하는 등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충고를 하지 않는다는 데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음식을 가려먹느라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마음 편하게 아무거나 맛있게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편이 더 낫다는 이야기다.
기름기 먹는 것을 기를 쓰며 반대하며 완전한 채식주의를 부르짖는 재미 의사 ㅇ씨도 건강의 제일 비결이 즐거움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그렇다면 결론은 분명하다. 음식 자체의 해로움보다도 더 해로운 것은 스트레스라는 점이다. 아내들이여, 밤참으로 라면 먹는 남편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말자. 오히려 이렇게 말하자.

“당신은 아직 젊군요. 밤중에 라면을 먹고도 아침에 거뜬하니 말이에요.”

전대환(구미안디옥교회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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