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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선물
멋진 선물
1996-03-06 (Wed) 전대환 [2004-09-28 00:25]
전대환 내일신문
연말이 지난 지 불과 두 달도 안 되어 명절이 다시 찾아왔는데, 이번 명절 역시 선물 때문에 부담을 가져야 했다. 남보다 앞서 선물을 챙기고 나눌 줄 아는 주변머리가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하지도 못하는 처지라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남에게 베풀고 살지도 못하는 형편에, 받기만 하는 것도 마음 편한 일은 결코 아니다. 컴퓨터를 만질 줄 아는 죄(?)로 틈 있을 때 이웃들의 컴퓨터를 손보아 주는 일이 종종 있는데, 그 때마다 그냥 넘어가지 않고 꼭 사과 한 톨이라도 나누고자 하는 이웃들의 아름다운 마음이야 참으로 감동스러운 일이지만, 때때로 상품권이다 티켓이다 하며 들고들 오는 데는 감사함보다는 송구함이 앞선다.
그런데 얼마 전, 정말 멋진 선물을 받았다. 어떤 분이, 녹음 테이프에다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손수 녹음해 가지고서는, 작곡자와 곡의 제목과 연주 악단 등을 일일이 적어서 주셨다. 돈으로 따지면 기껏 테이프 값 명 천 원 정도이겠지만, 나에게는 엄청난 선물이었다. 곡을 고르는 데 수월찮은 시간을 보냈을 터이고, 녹음하는 데 최소한 한 시간, 그리고 테이프 표지를 만드는 데도 적잖은 시간을 보냈을 터이니, 못돼도 두어 시간은 나를 생각해 주었다는 계산이다. 이 이상 더 좋은 선물이 어디 있을까?
바쁜 생활 속에서 이웃을 위해 시간을 투자해 줄 수 있다는 것, 이야말로 멋진 선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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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3-06 (Wed)
전대환 [2004-09-28 00:25]
[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