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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2011-12-26 (Mon) 마을지기 [2011-12-26 22:47]
전대환 미즈내일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전대환 (구미 YMCA 이사장 | 한울교회 목사)
2011년의 마지막 주간이다. 지난 한 해 동안 돈을 많이 번 사람도 있겠고, 몸이 건강해진 사람도 있겠고, 오래 묵은 고민거리가 해결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만하면 됐다!’며 만족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별로 내세울 것이 없더라도 기 죽어 있을 필요는 없다. 다 그러고 사는 게 인생이니까. 시간을 계산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크로노스 식 계산법이고 또 하나는 카이로스 식 계산법이다. 우리말로는 전자를 상대시간, 후자를 절대시간 정도로 불러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크로노스 식 계산법이란 우리가 흔히 하는 식으로 하나, 둘, 셋… 차례로 세어 나가는 방법이다. 곧 2012년이 올 텐데 ‘2012’라는 것도 어느 시점부터 시작해서 한 해씩 세어온 숫자이다. 숫자를 센다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유익한지 모른다. 일단 지루함을 덜게 해준다. 우리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나이를 먹지 않았다고 생각해 보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나이라는 게 있으니까, 선배와 후배도 있고, 어른과 아이도 있다. 뿐만 아니라 몇 살 때는 어땠고, 몇 살 때는 뭘 했고… 하며 과거의 일들도 체계적으로 기억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치매 예방을 위해서 고스톱을 권장하기도 한다. 물론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스톱을 치면서 숫자를 계산하는 것은, 뇌를 자극하는 순기능이 있는가 하면 이기고자 하는 스트레스를 더해주는 역기능도 있다. 진취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면 그런 거 하지 않아도 충분히 숫자와 가까이 지낼 수 있다. 현대생활에서 숫자와 무관한 것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카이로스 식 시간 계산법은 다르다. 단순히 일 초, 이 초, 하루 이틀, 일 년 이 년, 하는 방식이 아니다. 하루를 삼 년 같이, 삼 년을 하루 같이 사는 계산법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전화나 중요한 소식을 기다릴 때의 5분과 일어나기 싫은 아침 잠자리에서의 5분은 그 길이나 무게가 엄청나게 다르지 않은가. 지구의 전체 역사를 1년이라고 생각하고 계산해놓은 것을 보았다. 지구가 탄생한 것은 지금부터 47억 년 전쯤이고, 지구에 생명체가 최초로 등장한 것은 약 20억 년 전이라고 한다. 1년을 단위로 본다면 6~7월쯤 된다. 다세포 유기체들은 11월에 등장한다. 아이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공룡은 12월 13일경에 등장해서 약 12일 뒤인 12월 25일쯤에 사라진다. 현대의 인류라고 불리는 호모사피엔스는 불과 십만 년 전에 등장하니까 자정이 되기 약 11분 전이다. 농경사회의 등장은 불과 자정 1분 전이다. 200년 전에 일어났던 산업혁명은 약 2초 전에 나타난 것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상대적 시간, 곧 크로노스의 시간으로 보자면 1년이 거의 다 갔다. 그러나 시간은 째깍째깍 시계가 가듯이 언제나 똑 같은 비율로 흐르는 것은 아니다. 지구의 역사에서도 보듯이, 나머지 하루만에도 엄청나게 큰일이 일어날 수 있고, 나머지 2초 동안에도 혁명적인 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 며칠 남지 않았다고 설렁설렁 보낼 일은 아니다. 앞으로 남은 며칠 동안 우리 인생에서 어떤 놀라운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하루의 해가 제 할 일을 다 하고 넘어가면 밤이 되지만 밤이 됐다고 하루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역사는 밤에도 얼마든지 이루어지니까. 나이가 들었다고 포기해서도 안 된다. 황혼부터 자정까지 엄청난 일이 일어날 수 있듯이 인생의 황혼부터도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깨어 있다면, 나이가 문제가 아니다. 지금부터도 놀랍고 위대한 삶을 창조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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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6 (Mon)
마을지기 [2011-12-2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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