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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환 칼럼] 꼼수는 통하지 않았다
[전대환 칼럼] 꼼수는 통하지 않았다
2011-10-27 (Thu) 마을지기 [2011-10-27 15:23]
전대환 내일신문
[전대환 칼럼] 꼼수는 통하지 않았다!
전대환(한울교회 목사 | 구미 YMCA 이사장)
"투표로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 보여준 대통령이 있고, 투표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되는지 보여주는 대통령이 있다." 어제 저녁 트위터에 올라온 글인데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의 단속그물을 피하기 위해, '투표합시다!' 하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 글에 대해서 선관위는 어떤 판단을 할까? 10·26 재ㆍ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관위는 투표독려활동에 대한 기준을 발표하면서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것만으로, 특정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유도하는 의도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정당ㆍ단체는 선거일 투표 독려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SNS를 통한 선거참여를 억누르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선관위의 '꼼수'라는 것이다.
최근 '나는 꼼수다'라는 인터넷 라디오방송이 날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해외 언론들에서도 비중 있게 다룰 정도로 바람을 일으킨다. 네 명의 재담꾼들이 정치문제를 거침없이 다루는데, 메이저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문제들을 속시원하게 파헤칠 뿐만 아니라 그걸 격식의 굴레에 묶어두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풀어놓는 데서 청취자들은 열광한다. 형식만 기발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 등 굵직굵직한 특종들을 쏟아놓음으로써 스스로 무게를 더해가고 있다. '이 발언에 문제가 있으면 고소하라. 증거자료를 확보해두었으므로 기꺼이 응할 수 있다'고 '큰소리'까지 치는 데서 사람들은 상당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얼굴마담 급' 정치인들을 출연시켜 대담까지 하는 것을 보면 정치권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방송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이 방송의 취지는 현 정권의 '꼼수'를 고발하는 데 있다. 겉으로는 그럴듯하게 포장을 하지만 '알고 보면 그게 다 꼼수'라고 지적한다. 그들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비켜갈 리가 없다. 선거 전에 여당 후보를 도마에 올려놓고 신나게 요리를 했다. 아마도 그것도 선거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여당 캠프에서 야권후보의 학력을 문제 삼았는데 알고 보니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오히려 학력 표기문제 때문에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었다는 것, 병역문제와 관련해서는 여당후보의 남편도 비슷한 처지였다는 것, 상대후보의 작은 할아버지를 놓고 공격을 퍼부어놓고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라며 불쾌감을 표시한 것 등등이 주제로 올랐다.
선거일이 임박해서 안철수 교수가 박원순 후보 지지 표시를 한 일과 관련하여 나경원 후보가 대응한 방식도 '꼼수'로 인식되었다. 그는 "남자가 쩨쩨하게 그런 치졸한 선거 캠페인을 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이번 선거는 나경원과 무소속 박원순 후보 간의 선거라는 점을 말씀드린다"라며 한 말이다. 자신도 버젓이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을 받으면서 이런 말을 했으니 그의 언행이 '꼼수'로 비춰졌음은 당연하다. 어쨌든 서울시장 선거는 끝났고, 꼼수는 통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결과를 보면 박원순 후보의 20∼40대 득표율은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나경원 후보를 앞섰다. 그런데 50대 이상에서는 거의 같은 수준으로 뒤쳐졌다. 결국 40대의 정치성향이 결과를 판가름했다고 할 수 있는데,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은 10년 전의 40대들이, 곧 30대일 때 어떤 선택을 했는가 하는 점이다. 10년 전에도 그들은 비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많은 표를 주었다. 그러면 지금은 50대가 된 당시 40대는 어땠는가. 그들은 각종 선거에서 판세를 정하던 연령층이었다. 서울의 보궐선거 결과를 놓고 볼 때 나이가 들어도 정치성향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유추된다. 50대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조금 앞서기는 했지만 20~40대나 60대 이상만큼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입지가 그만큼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어제 낮에 "믿을 데는 강남뿐"이라고 했다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답답함을 느꼈다. 연령층에서도, 계층에서도 점점 밀리고 있는 정당이라면 어디서 희망을 찾는단 말인가. 선거 초반부터 네거티브공세를 펼 것이 아니라, 내일신문에서 지적했던 바대로(17일자), 이전의 이재오 후보나 김태호 후보처럼 "무조건 잘못했습니다!" 하면서 허리를 굽히고 다녔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인터넷을 통한 자유분방한 사회적 소통기구가 있는 한 이제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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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7 (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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