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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잘 될 거야!
괜찮아, 잘 될 거야!
2011-10-31 (Mon) 마을지기 [2011-10-31 21:42]
전대환 미즈내일
괜찮아, 잘 될 거야!
전대환 (구미 YMCA 이사장 | 한울교회 목사)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좋은 계절이다. 단풍이 절정인 곳을 찾아가 맑은 공기도 마시고 싶고 사진도 찍고 싶다. 먹고 살기도 빠듯하고 시간도 넉넉지 않지만 그래도 그러고 싶은 가을이다. 그렇지만 그걸 결행하지 못한다. 이렇게 할 일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어디를 간단 말인가. 남들 눈총도 따갑고 내 마음도 편치 않다. 혹시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째? 이담에 가지 뭐….
이런 생각을 몇 번씩은 하면서 사는 게 우리 형편이다. 마음속에 걱정거리라도 큰 게 하나 자리 잡고 있으면 그게 족쇄가 돼서 발을 더 꽁꽁 묶는다. 마음이 답답하면 어디엔가 하소연하고 싶은 것이 사람인데,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위로해주고 힘을 줄 사람이 옆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나 지금이나 남편이란 종족은 ‘내 편’이 아니라 ‘남 편’인 경우가 더 많으니 별로 도움이 안 된다. 그래서 옛 여인들은 깨끗한 물을 떠다놓고 하소연을 하고 달을 바라보며 걱정거리를 털어놓았다. 산에 갈 일이 있으면 신비스러운 바위나 고목에게 통사정을 하기도 했다. 이것이 샤머니즘의 출발이고, 거기서 좀 더 발전하면 종교가 된다.
사람이 고민하고 걱정하는 것의 80% 정도는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한다. 나머지 20%도 대책을 강구해두면 대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아보려면, 지금 걱정스러워 죽겠다, 싶은 일들을 메모해 두었다가 내년 이맘때 확인해보면 된다. 지나놓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만 코앞에 있을 때는 세상에 그것보다 큰 골칫거리는 없는 것 같이 여겨진다. 어떤 일이 진짜 걱정거리이고, 어떤 일이 기우(杞憂)인지 한 발 물러나서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습관을 가지면 걱정은 백분의 일로 줄어든다.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조심하면서 살 필요는 있지만 걱정하면서 살 필요는 없다. 걱정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정 시간 동안만이라도 던져버리는 것이 좋다. 걱정은 접어두고 좋은 일만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들을 두고 우리는 ‘낙천주의자’라고 부른다. 힘겨운 문제와 맞닥뜨릴 때 낙천주의자는 ‘최선을 다하면 잘 될 거야!’ 하면서 도전한다. 그런데 결과를 보면 신기하게도 생각한 대로 된다. 그런가 하면 ‘큰일 났네! 어쩌면 좋지?’ 하고 허둥대는 사람에게는 걱정거리가 현실이 돼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인생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우리가 말하는 대로 되어 간다. ‘아프다’를 반복하는 사람에게는 병이 그를 따라다니게 되지만 ‘행복하다’를 반복하는 사람에게는 행복이 그를 따라다니게 된다.
어떤 수단을 동원하든 걱정거리는 일단 내려놓아야 한다. 그래야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고, 마음이 평화로워야 어려운 일도 지혜롭게 대처해나갈 수 있다. 하루 종일 일하고 집에 돌아오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일에 대한 걱정은 완전히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전업주부라면 저녁상을 물리는 순간 완전 망각상태로 몰입하는 것이 좋다. 주말이 되면 한 주간의 일을 놓는 즉시 머릿속에서 걱정거리는 지워버려야 한다. 하루 중에는 적어도 12시간 이상, 주간 단위로는 적어도 하루 이상은 걱정과는 남남으로 지내야 한다. 그래도 하늘은 안 무너지고 지구는 돌아간다.
지금 내 안에 있는 두려움도, 과거의 나쁜 기억도, 미래에 대한 걱정도 무작정 내려놓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우리 몸이 알아서 자동으로 특단의 조치를 내릴 수도 있다. 몸을 살리기 위해서 정신 줄을 놓게 해버리는 방법으로 말이다. “걱정돼서 미치겠네!”라고 하면 실제로 미치게 될 수 있지만, “괜찮아, 잘 될 거야!”를 외치면 괜찮아진다.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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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31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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