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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이 땅을 사면
사촌이 땅을 사면
1995-03-28 (Tue) 전대환 [2004-09-27 23:48]
전대환 내일신문
우리 민족은 남다른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다. 다른 표현으로, <우리> 의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 학교” “우리 나라” “우리 목사님” 등등... 심지어는 자기 아내를 두고도 “우리 집 사람”이라는 표현을 쓰는 데 전혀 거리낌을 느끼지 않는다. 그만큼 “혼자”가 아닌 “우리”로 살고 있다는 데 익숙해져 있다.
한 때 우리 한민족의 단점만 강조하던 무리들이 있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을 비아냥거림의 단골 메뉴로 써먹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말이 결코 나쁜 뜻만 가진 것은 아니다. 서양 사람들은 사촌과 내가 남남이고 피차 상관할 바 아니지만 우리 전통에서는 사촌은 남이 아니다. 한 쪽이 가난하면 책임을 져 주어야 하는 관계이다. 그러니, 사촌만 부자가 되고 나는 가난하면 사촌에게 신세를 져야 할지도 모르기에 배가 아픔직하지 않은가? 또 하나, 사촌과 내가 균형이 맞지 않으면 공동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배가 아픈 것이지 결코 이기주의적인 발상에서 나온 말은 아니다. 그런 배는 많이 아플 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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