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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환 칼럼] 세 가지 검증
[전대환 칼럼] 세 가지 검증
2013-11-15 (Fri) 마을지기 [2013-11-15 15:24]
전대환 석간내일신문
[전대환 칼럼] 세 가지 검증
전대환(한울교회 목사 | 구미 YMCA 이사장)
나이에 따라 사람이 영향을 받는 대상이 달라진다고 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아이들은 대개 엄마의 품안에서 살게 된다. 그때는 엄마가 왕이다. 엄마에게 인정을 받으면 그걸로 끝이다. 그러다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그때부터는 선생님의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이 된다. 엄마가 뭐라고 해도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 하면서 논쟁을 끝낸다. 그 아이가 커서 중고등학교에 다니게 되면 사정은 또 달라진다. 사춘기 때는 친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때로는 친구와의 의리를 지키느라고 선생님이나 부모의 말을 거역하기도 한다. 그 시기에는 그게 정상이다. 그런 속성을 무시하고 엄마 말만 잘 듣는 아이로 크면 마마보이가 된다.
대학에 들어가고 사회 진출을 앞두게 되면 취업이 가장 우선이다. 그런 상황이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다 클 때까지 이어진다. 아이들이 커서 학교다, 직장이다, 결혼이다, 해서 집을 나가게 되면 사람은 다시 친구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사람이 사는 원동력은 '기쁨'이다. 기쁨이 있는 곳으로 관심이 가고, 돈이 가고, 몸이 가게 되어 있다. 나이가 40대를 넘어 50대에 들어서게 되면 기쁨을 다시 친구들에게서 찾게 된다.
나이 들수록 좋은 친구 있어야
나이든 사람들은 이런 대화를 흔히 한다. "어, 자네 운동화 새 거네. 어디서 났어?" "응, 이거? 내 생일에 우리 딸내미가 사준 거야!" "이 가방? 이건 지난 어버이날 아들이 사준 거고." 이런 식의 대화를 나누면서 은근히 자랑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 "오, 그 녀석들 효잘세!" 하는 말이 돌아온다. 이게 아들딸을 잘 키웠다고 친구들로부터 인정받는 기쁨이다. 아이들이 좋은 대학이나 직장에 들어가는 것, 어디서 무슨 상을 받는 것, 정성스러운 선물을 사주는 것 등이 모두 인정받는 재료로 사용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좋은 친구가 있어야 한다.
서로 경쟁하는 친구가 아니라 편하게 자랑도 좀 늘어놓고 칭찬도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삶은 훨씬 풍요로워진다. 유안진 시인의 말마따나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그런 친구를 두고 있다는 것은 복 있는 일이다.
좋은 친구를 가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 간단하다.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면 된다. 좋은 신랑감이나 신붓감을 만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좋은 신붓감이나 신랑감이 되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것들이 많겠지만, 오히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친구에 대해서 험담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실인가, 선한 것인가, 유익한가?
어떤 사람이 소크라테스에게 말했다. "방금 자네 친구에 대해서 어떤 얘기를 들었는데 말이야…." 소크라테스가 그의 입을 막았다. "잠깐만! 내게 그 얘기를 해주기 전에 우선 세 가지 검증을 좀 했으면 좋겠네. 자, 첫째, 자네가 내게 이야기해 줄 내용이 진실인지 확인했는가?" "아니. 그냥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들었을 뿐이야." "좋아. 그럼 둘째, 내 친구에 대해 알려 줄 내용이 뭔가 선한 것인가?" "천만에! 그 반대야." "자, 이제 마지막 검증일세. 사람들이 주장하는 그것을 내게 말하는 것이 유익한 일인가?" "뭐,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네." 그러자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진실도 아니고, 선하지도 않고, 유익하지도 않은 일이라면, 자네는 왜 굳이 그걸 내게 말하려고 하는가?"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지난 대선 때 했던 자신의 NLL 발언의 출처가 정보지(일명 '찌라시')라고 밝혔단다. 공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의 말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좋은 일도 아닐뿐더러, 우리나라에 유익하지도 않은 말을 공개적으로 했다는 것이 아닌가. 이게 말이 안 되는 변명이라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다. 오로지 정치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서 그런 처신을 했다면 그저 그가 측은할 뿐이다. 그도 이제 진정한 친구가 절실한 나이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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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5 (Fri)
마을지기 [2013-11-1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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