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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박자 축복, 삼박자 몰락
삼박자 축복, 삼박자 몰락
2013-11-15 (Fri) 마을지기 [2013-11-15 11:54]
전대환 미발표
삼박자 축복, 삼박자 몰락
전대환(한울교회 목사 | 구미 YMCA 이사장)
어제 오후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의 불륜과 비리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장에서였다. 그 교회에 속한 ‘교회 바로세우기 장로 기도모임’에서 연 기자회견이었는데, ‘폭로’ 기자회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동이었다. 조용기 목사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기자회견을 막아보겠다고 조직적으로 움직여서 인터넷 연결선을 끊고 전원을 내리는 등 고군분투했지만 소란한 가운데서도 회견은 진행됐고, 회견의 핵심내용은 각 언론사에 배포됐다.
제시된 내용은 조목사가 교회 돈 수천억 원을 개인용도로 또는 투명하지 않게 사용하였다는 것과, 그에게는 불륜관계의 내연녀가 있었고 그 일을 무마하기 위해 15억 원을 그 여자에게 주었다는 것이다. 사실관계는 차후에 밝혀져야 할 일이지만 그들은 상당히 구체적인 증거자료들을 제시하며 조목사의 ‘죄상’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렇지 않아도 조 목사는 현재 장남이 소유한 주식 25만주를 적정가보다 몇 배 비싼 가격에 교회가 사도록 지시해서 교회에 157억여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터라,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를 일군 ‘큰 목사’의 말년 모습이 흉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까지 종교방송 설교 프로그램의 단골 출연자이다. 수많은 지지자들도 확보하고 있다. 그것도 기자회견장까지 찾아와서 영웅의 일그러짐을 몸으로 막아주는 열성 추종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것은 아마도 그가 한평생 주장해온 ‘삼박자 축복’론의 위력일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걸 ‘신학’이라고 부르기도 솔직히 민망하지만, 이 주장은 우리나라와 외국 일부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었고 지금도 여기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의도 순복음교회가 이만큼 커졌다는 것이 단적인 입증사례다.
조목사가 말하는 삼박자 축복이란 영혼의 구원과 물질의 풍요와 질병의 치유이다. 신의 도움으로 병을 고치고 돈도 많이 벌면서 살다가 죽어서는 천당에 가자는 것이다. 그는 이것을 ‘삼중축복’ 또는 ‘삼중구원’이라고 부르지만 ‘네 박자’라는 노래가 그렇듯이 ‘삼박자 축복’이라는 말이 입에도 더 착착 감긴다. 브랜드의 대중화에도 성공한 작명이다. 어쨌든 핵심은 죄와 가난과 질병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삼박자 축복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인생의 최종목표는 죽어서 천당에 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것이 죄다. 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진다고 그들은 믿는다. 그런데 이것도 해결하기 크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회개하면 되니까. 회개했다는 확인증만 있으면 살아서 무슨 죄를 저질렀든지 아무 상관이 없다. 아마 조목사도 자신과 관련된 혐의들이 천당 가는 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여길지 모른다.
그는 재물의 복도 받았다. 장로들의 말에 따르면 그는 퇴직금으로 200억 원을 받았고, 퇴직 후에도 교회와 관련기관에서 매월 7,500만여 원을 받고 있다니 여기서 뭘 더 바랄까. 시가 40억 원짜리 빌라에서 살고 있고, 지금도 수백억 원쯤은 언제든 굴릴 수 있는 능력도 가졌다. 몇몇 재벌들을 뺀다면 그의 재력을 따라갈 사람은 그의 추종자들 가운데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조목사가 1936년생이니까 만으로 77세다. 그 나이에 이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건강의 복도 남 못지않게 받았다.
어떤 사람에게 세 친구가 있었다. 무서운 임금에게 불려갈 일이 있어 세 친구에게 함께 가줄 것을 청했다. 첫 번째 친구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두 번째 친구는 대궐 문 앞까지는 가주기로 했다. 세 번째 친구는 함께 들어가서 변호해주기로 했다. 첫 번째 친구는 재산, 두 번째 친구는 친척, 세 번째 친구는 선행이다. 죽을 때 재산은 무조건 두고 가야 한다. 가족이나 친척은 장지까지는 따라가지만 더는 못 간다. 그러나 선행은 죽은 후에도 늘 그와 함께 있다는 탈무드의 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천하의 조목사라도 재산은 천당에 못 가져갈 것이고, 건강하다고는 하지만 그 건강한 몸으로 온갖 비난을 듣게 생겼고, 부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했던 예수를 천당 입구에서 만나야 할 테니, 그가 주장하는 천당이 내세에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만저만한 낭패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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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5 (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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