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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 5일은 어린이 날이다. 시끌벅적하게 선물을 해 주고, 북적거리는 유원지에 데리고 가고... 언제부터 이런 것이 어린이날의 풍습이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다. 본디, 어린이날이란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던 아이들을 위해, 그들을 인간으로 생각하고 대접하자는 의도가 아니었던가 한다.
어린이를 단순한 <나이 적은 사람>으로만 보지 말고, 미래의 주인공으로 보아 주고, 그들을 그런 관점에서 대하자고 한다면, 너무 고리타분하고 시시한 얘기가 될 것인가?
그러나, 사소한 어른의 한 마디 말이 아이에게는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자. 다음의 인물들이 어렸을 적에 어떤 말을 들었고, 그들이 성장하여 어떻게 되었는가를 짚어 보는 일이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박정희>
어릴 적에 그가 자라던 마을의 상모교회에 갔던 일이 있다. 그 때 주일학교 선생님이
“야, 넌 왜 이렇게 냄새가 나니? 좀 씻고 다녀라”
하고 핀잔을 주었다.
그 후 박정희는 교회에 나가지 않았고, 성서의 교훈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되었다. (그래도 그는 지금부터 약 30여 년 전 상모교회를 지을 때 100만원이란 돈을 희사했다고 한다. 참고로 말하면, 그 교회는 지금 수십 억원을 들여 1,500여 평 규모의 새 건물을 짓고 있는 중이다.)
<이그나티우스>
사람들이 아이들을 예수님께 데려왔을 때 제자들이 귀찮다며 내쫓았다. 그 때 예수님은 “어린이들이 내게로 오는 것을 허락하고, 막지 말아라. 하나님의 나라는 이런 사람의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하나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거기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셨다.
이 때 예수님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던 아이가, 전설에 의하면, 이그나티우스(Ignatius)였다고 하는데, 그는 후에 안디옥의 주교가 되었다.
<정대위>
한신대학교 학장으로 있던 정대위 교수는 평양 숭실 학교를 나왔는데, 그분이 졸업할 당시, 도산 안창호 선생이 이렇게 격려했다고 한다.
“정목사님, 훌륭한 목사가 되십시오.”
갓 졸업한 학생이 물론 목사도 뭐도 아니었지만, 안창호 선생은 그 학생의 미래를 내다본 것이다.
<티토>
유고의 대통령이었던 티토의 어릴 적 이야기다.
천주교회의 보좌 아이로 봉사했었는데, 하루는 성만찬 예식을 준비하다가 포도주 그릇을 깨뜨렸다. 신부님은 이 아이의 뺨을 후려갈기며,
“너같은 놈은 다시는 제단 앞에 나오지 마”
하고 호통을 쳤다.
그 후 티토는 교회를 멀리 하는 공산주의의 지도자가 되어버렸다.
<홀튼 쇤>
또 다른 천주교회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역시 그도 보좌 아이로 있으면서, 성만찬을 준비하다가 포도주 그릇을 깨뜨렸다. 신부님은 인자하고 너그러운 모습으로 아이에게 말했다.
“얘야, 너는 주님의 몸과 피를 다루다가 실수를 저질렀구나. 그걸 보면 너는 우리 주님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모양이다. 앞으로 훌륭한 신부가 될지도 모르겠구나.”
이 아이는 자라서 대주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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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04-28 (Thu)
전대환 [2004-09-28 01:59]
[이야기] 
